운전기사를 위하여 이틀에 한번은 서울에서 이틀에 한번은 고향에서 잠자는 듯 죽은 듯 몽롱함이여 오고가는 길 위로 손님도 없이 달리노라 혼자서 애쓰지 않아도 목이 뻐근할 때 떠오는 아내 얼굴 애쓰지 않아도 엉치가 묵직할 때 떠오는 자식 얼굴 아들놈 제대하면 삼백 넘는 등록금에 담배 한 대 뻐끔뻐끔 딸년 결혼시킬 천이 넘는 혼수값에 담배 한 대 또 뻐끔뻐끔 오늘내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는 운전기술이라도 있다 나는 참 장하다 하루에도 수십번 졸리는 그 순간에 허벅지를 꼬집으며 위로한다 드링크제도 만성이라 담배만한 것 없더라 단물 빠진 후에도 질기도록 이를 간지럽히는 껌 한 쪽만한 것 없더라 오늘도 무사히 나라는 돌아가듯 오늘도 무사히 나 또한 길 위를 돌아간다
알섬
2006-09-20 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