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씨의 단행시 중에 '지렁이'가 있다.
그의 말투와 나의 그것이 어딘가 달라서인지
나는 그의 한 줄 시 조차도 정확하게 외질 못 한다.
뜻을 명확하게 기억하기는 해도...
유사한 주제를 지니는 잠자리(1)라는 시는
내가 좋아하는 시로, 손가락에 꼽는 정도이지만,
역시나 다른 좋아하는 시들과는 달리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제대로 외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렁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습니까?"
홍대앞 호화판... 노래방...
--- 이전에는 부르조아라는 언어가 유행했는데, 요즘은 럭셔리라든가 명품 등의 언어가 그를 대신하는 듯 하다.
암튼 내 안목으로는 호화로왔던 노래방 벽에 즐비했던 마이크들을 보면서
비약적으로 이외수 씨의 지렁이 생각이 났었다.
모르는 사이에 가을이 선뜻 다가왔다는 증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