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를 땅에 묻고..
농사를 지으며
죽어가는 농촌을 살리려 애썼던 그..
선한 웃음과 붙임살이 늘 부러웠던 그...
빨간색 옷이 누구보다 잘 어울려 보였던 그....
땅에 묻고 오는 날..
김준태 선생의 詩가 생각났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김준태
슬퍼하지 말라
절망하지 말라
좌절하지 말라
그리고 꿀꺽꿀꺽 먹어라
그리고 파닥파닥 살아라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강물이 흐르고 새가 날으던
아득한 옛날부터
장미꽃에
물방울이 맺혀 구르듯
이 세상 천지 모든 것들은
그렇게 둥그러이 그렇게
완벽한 꿈으로 젖어 있나니
사라진다는 것 부서진다는 것
구멍이 뚫리거나 쭈그러 진다는 것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서
다른 모양으로 보일 뿐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서
다른 모양으로 보일 뿐
그것은 깊은 바다 속의 물고기처럼
지느러미 하나라도 잃지 않고
이 세상 구석구석을 살아가며
때로는 파아란 불꽃을 퉁긴다
오늘 슬퍼하지 말라
오늘 절망하지 말라
오늘 좌절하지 말가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면서도
주룩주록 슬퍼하는 자는
벼락을 맞아 죽으리라
하늘과 땅을 보면서도
절망하는 자는, 좌절하는 자는
악마와 돼지가 돼버리리라
오오, 이 세상은
아이에게 젖을 빨리는
어머니와 산봉우리로 가득하고
밭고랑에 씨앗을 놓는
아버지와 봄비와 하느님으로 가득하다
오오, 하늘 아래
빈틈없이 꽃피어있는
사람의 사람다움!
사람의 눈물과 앞가슴!
그리고 사람의 따스운 두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