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는 점괘에 대한 기이한 믿음을 갖고 계신다.
나로서는 가끔 이해할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 그게 나에게는 도움이 되니
아직까지는 별다른 거부감은 갖고 있지 않는 편이다.
가끔씩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만나게 되는 영도 다리 아래의 점집은
웬지 모를 기이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점집 내부에 앉아 있는 아저씨나 혹은 할머니가 꼭 내 전부를 노려보듯이
아래 위로 훑어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야, 이것아. 뭘 찍고 난리야."
하고 소리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꼭 든다.
위의 사진도 비오던 토요일 오후에, 도둑질 하듯이 몰래 찰카닥 찍고는
두근 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돌아섰던 컷.
그 때의 기분 만큼이나 공포영화의 한장면을 바라보는 듯한 그런
느낌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