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선(沈東善)
묘역번호: 1-33
생 애: 1950.02.18 ~ 1980.05.21
성 별: 남
출 생 지: 광주
사망 원인: M-16 총상
사망 장소: 광주경찰서 부근 진주다실 옥상
기 타 : 다방 주방장
유 족: 심월룡(제)
5월 21일, 시민들은 아침부터 금남로로 몰려들었다. 수십만의 군중을 앞에 두고 군은 총부리를 겨누고 있었고, 어느 순간 거리는 최루탄으로 자욱해졌다. 시민들은 매운 연기에도 자리를 뜰 마음이 없었다. 계엄군이 이 찬란한 빛의 마을을 떠날 것과, 그동안 연행해간 이들을 풀어줄 것, 그리고 며칠간의 학살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얻어내기 전까지는 한 발짝도 움직일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벌써 계엄군들은 준비하고 있었다.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해진 시민들의 저항으로 수세에 몰려 있던 이들은 다시 대열정비를 위해 외곽으로의 퇴각을 준비했고, 또 한 차례의 집단 학살을 준비하고 있었다...
드디어 총성이 울렸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차량들이 돌진하다 멈추고 안에 든 이가 피를 흘리며 툭 떨어진다. 전일빌딩이며 YMCA건물의 옥상에서는 공수부대원 서너 명이 차량을 운전하는 시민들을 향해서, 그리고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이들을 향해서, 죽음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달아나려 나무 밑이나 건물 벽에 붙어있는 이들에게까지 정확히 조준해서 총알을 날렸다. 방아쇠가 한 번씩 당겨질 때마다 시민들은 힘없이 픽픽 쓰러져 다시 움직이지 못했다...
바깥에서 나는 아우성과 심장을 죌 것만 같은 총소리에 다방 안에 있던 심동선 씨는 후다닥 다방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게 다 무슨 난리인가’ 놀라서 이리저리 둘러보던 그에게로 총알이 날아들었다. 총알은 그의 머리에 가 박혔다. 비명조차 질러보지 못하고 픽 쓰러진 그는 숨을 거두었다. 옥상으로 올라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자 함께 모여 있던 동네 주민들이 뛰어올라갔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시뻘건 피 위에 누워있는 심동선 씨였다...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