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었다
Photo By Skyraider
지난 번 뇌성벽력이 치던 여름 나절,
집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회선이 두 번씩이나 불통이 되었습니다.
당장,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답답한 '넷중독자'인 저는 조바심부터
났었다죠. 그 비를 뚫고 집으로 찾아오신 아저씨, 컴퓨터를 살펴보시더니 집앞
전봇대에 오르셨습니다. 일이 그 쯤되니 걱정부터 되더군요.
이 비가 오는데, 이 벼락이 치는데 전봇대에 올라가는 아저씨가 걱정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홈빡 젖어서 엄지손가락을 흔들어주는 아저씨. 인터넷은 연결되었고, 아저씨는
냉수 한 잔 청해 드시고는 다시 다른 집으로 떠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돈을 지불하고 쓰는 인터넷이 라고 생각했지만 그 일을 하는 이들은
여전히 '사람'이라는 것은 잊고 있었습니다.
...궂은 날이 지나고 잠시 비가 그치자 그새 전기 보수 공사에 나선 또 다른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에게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