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풍경] 침묵, 그 후
두 발 모으고 발등을 살살 간지럽힌다.
녀석, 벌러덩 누워 미동도 없다.
죽음을 인지한 것인지 아님 마냥 편안해 하는 것인지는 녀석만이 아는 것.
그것도 잠시 예리한 칼날이 명치끝을 살짝 찢어내자마자
이내 한 손 가득히 들어와
편안해 하며 콩~콩~~ 거렸을 아니 죽음을 인지해 쿵콰당! 거렸을 그 심장을 바짝 죈다.
칭기스칸의 대법령 제 8조 :
" 짐승을 잡을 때는 먼저 四肢를 묶고 배를 가른다. 그리고 짐승이 고통스럽지 않게 죽도록 심장을 단단히 죄어야 한다.
만약 이슬람교도들처럼 짐승을 함부로 도살하는 자가 있다면 그도 그같이 도살당할 것이다 "
찰라의 바둥거림 -
그리고
저승길 가는 동안
서로 말없이 침묵만이 동반된다.
그가 오늘 내 옆에 말 없이 식어가는 너를 바라만 보고 있다.
그렇게 묵묵히 바라봐만 주며 저승길을 보내주었던 그가...
이내 빠르게 손을 움직여 껍질과 몸통을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빠르게 발라 내었다.
속으로만 고여 나왔던 피는 여전히 뜨거웠고 검붉었다.
가장 빠르고 신속히 -
녀석은 부위별로 분해 되어 갔다.
06년 8월 @올란바타르 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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