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이야기
이슬 이야기
초대받지 못한 주체할 수 없는 간절함에
드러낸 알몸을 풀잎에 뉘일 뿐인데,
서러워 슬피 우는 알몸을 빛으로 잠시라도 덮어 주세요
사랑했던 순간을 다시 기억한다면
당신이 쓸쓸히 홀로 찾아와
풀잎만 덩그라니 남겨진 빈 공간을 보면서
쏟아지는 서러움에 소리없이 한 참을 울다가
나 모양 푸른 풀잎에 알몸을 눕히겠지요
지금은 사랑이 사라졌지만
그때 사랑이란 이름으로 붉은 호흡을 나누웠고
가슴을, 온 몸을 부르르 떨며 그리워했던 기억을 하며
우린 다시 또 울어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