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鐵路)
열차는 철로 위를 거침없이 달립니다.
때론 가파른 산을 넘어야 하고,
드넓은 바다를 가로질러 가기도 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이 내려도 철로 위만 달리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기에 그리도 거침없이 달리나 봅니다.
그런 열차에게 탈선은 사고이며, 죽음을 의미하기에
주어진 길만을, 오직 앞만을 보며 달립니다.
고로 열차는 철로 위만을 맹목적으로 달릴 뿐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철로를 따라 달리고 있나요?
내가 놓은 철로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이미 놓여진 철로를 따라서,
그저 놓여있기에 무작정 달리는 것은 아닐까요?
나 이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길이기에,
굴곡없는 여행이 될 것이기에,
나도 같은 철로 위를 달려야 하는걸까요?
결국 힘없이 따라가서 다다른 그 곳이
내가 보고 싶어한 풍경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내가 길을 가는 것인지,
저 알아서 흐르는 길 위에 내가 올라서 있는 것인지...
그 또한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창 밖의 지나가는 인생의 흔적들을 담아두면 좋으련만,
이젠 한 장의 추억을 담기에도
이미 전 많이 지쳐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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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선유도(仙遊島) 공원 - 선유교(仙遊橋) [November 26, 2004]
▶ Canon EOS 300D DIGITAL + Canon EF-S 18-55mm f/3.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