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환(朴玟煥) 묘역번호: 1-27 생 애: 1957.07.19 ~ 1980.05.21 성 별: 남 출 생 지: 담양 사망 원인: M-16 총상 사망 장소: 전남 도청 앞 기 타: 무직 유 족: 장만례(모) 박민환은 518민중항쟁 과정에서 가장 숨 가쁜 상황이 벌어진 5월 21일 이른 새벽,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사람과 함께 집을 나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박민환이 아침운동 나갔으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집을 나간 그날 저녁 박민환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전에도 가끔 친구들 집에서 자고 오던 터라 어머니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시내에서 벌어진 지난 며칠 동안의 참혹한 상황을 모르고 있던 어머니는 마음 착하고 속 넓은 큰아들 박민환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도청으로 가보았다. 도청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도청 안에 죽은 사람들의 시체들이 있다고 했으나 어머니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도청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함께 간 동네 사람이 사람들 사이를 밀치고 도청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도청 안에 놓여 있는 시체들 속에 큰아들 박민환이 있었다. 뚜껑이 덮이지 않은 관 속에 눕혀져 있었다. 얼굴에 총을 맞아서인지 얼굴 아래 부분이 아예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한 청년은 박민환과 함께 차에 타고 있었는데 자신은 살아남았다고 했다. 그냥 엎드려 있었으면 총에 맞지 않았을 텐데 차에서 고개를 드는 순간 얼굴에 총을 맞아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턱이 없어져버린 아들 박민환의 시체 앞에서 어머니는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는 도청 앞에 시체로 누워있던 박민환의 그 모습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식구들을 위하는 마음이며, 동네 어려운 아이들까지 살피던 그 아이의 심성을 생각하면 아들을 그렇게 죽인 책임자들에 대한 분노를 삭일 수가 없다...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
현린[玄潾]
2006-08-22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