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군가의 아버지...
교회에서 예배 끝나고 나와보니,
쌀쌀해진 날씨에 잔뜩 옷을 여미고 집으로 향해 걸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거리 한가운데 살짝 들어간 부분에 한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해
잔뜩 웅크린 채, 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할아버지 앞에는 막걸리가 들어있는 검은 봉지가 눈에 들어왔고,
할아버지에게선 술냄새가 느껴졌다.
난 할아버지에게 더욱 다가가 졸고 계신 할아버지를 깨웠다.
추운데 얼른 집에 들어가시라고... 여기서 졸고 계시면 위험하다고...
할아버지는 술에 많이 취하신듯 약간은 횡설수설한 말로
외롭다는 말, 홀로 산다는 말을 하셨다.
돌봐줄 가족이 없냐는 나의 말에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는 대답을 하셨다.
그리 멀지 않은 내수의 삼일 아파트에 사신다는 할아버지..
잠시간 대화를 나눈 후,
난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워드린 후 택시를 태워드리기 위해
반대편으로 건너갔다.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드리려 했으나 차비는 가지고 있다면 받지 않으셨다.
나에게 고맙다고... 이런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그렇게 미소를 지으시던 할아버지...
그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그 분의 자식들은 할아버지가 이렇게 외롭고 힘들다는 걸
알고 있을까...
늙어간다는 것은 점점 외롭게 되어가는 것일까?...
해가 지고 더욱 싸늘해지는 바람에 잔뜩 옷을 여미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