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뛰어라.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동안 유독 한발운반기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친구의 우정을 참 잘 나타낸다 생각하여 사진기를 몇 번 들이대봤으나 통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붐부렛이라는 시골마을에서 이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두개의 운반기를 가지고 서로 번갈아 가면서 타고 있었는데, 모두 함께 뛰면 좋을 거 같았다. 그래서 저만치에 선을 그어놓고 내가 저 멀리서 신호를 보내면 다함께 뛰라고 몇 번을 설명했다. " Run together ok? together! to~~gether~~. " 아이들은 투게더란 단어에 처음에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는데, 여행중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나의 손짓발짓 실력 덕분에 금세 이해시킬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아이들은 계속 '투게더, 투게더'를 외치며 한참을 따라왔다. 이날 이후로는 길거리에서 어떤 한발운반기를 봐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한발운반기에 관한 한 이 사진보다 더 잘 찍을 자신도, 확신도 안 서기 때문이었다. Bunburet, Chitral, Pakistan
탕수
2006-08-18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