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동 (37. 아빠) * 제라 내가 아주 어렸을 적, 밀월동에는 제라와 같은 아이들이 많았었다. 우리 동네에는 '애리'란 아이가 있었는데 원래 이름은 '엘리자베스'였지만 동네 아줌마들이 '앨리'라고 부르던게 그냥 '애리'라고 입에 익은 흑인 아이였었다. 애리는 아가였을 때 얼굴에 뜨거운 물을 쏟아서 왼쪽 얼굴에 커다란 아픈 상처가 남아있던 아이였었다. 동네 아줌마들은 "튀기 인데다 얼굴까지 저러니 어찌 시집을 갈꼬!"라고 수근거렸었다. 주위의 냉대, 평생을 따라다닐 빠알간 상처, 하지만 그런 것보다 얼굴도 알 수 없는 '아빠'란 두 글자에 더욱 마음 아팠을 애리의 얼굴이 제라를 보니 다시 떠올랐다. * 제라는 아빠, 엄마, 그리고 오빠 '젤른'과 얼마 후 오키나와로 떠납니다. *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빈칸]
2006-08-08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