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Rai (26)
죽집.
FM2, 28mm(2.0)
죽집 할머니에게 보행기(2만원)을 사다드리고서 알게 된건
그 골목에만 수십명 할머니가 보행기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옆집 할머니는 나도 하나 사달라고 하신다.
골목을 나서면서
문득 좌절감을 느낀다.
그걸 사들고 의기양양해서 들어갔던 골목을
풀이 죽어서 나온다.
가난한 이를 돕는일이
여린마음만 가지고 될일은 아니다.
모든이에게 공평하게 베풀수는 없다.
오히려 공정하려 든다는것, 건방진 일이다.
그건 신이나 할수 있는 일이다.
어쩌면 신도 할수 없는...
어째든 어깨가 쳐진다.
일단 일주일에 하나씩이라도 사가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길가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안뵈면
그새 돌아가셨거나
거동이 불편해서 못나오신거다.
2만원 투자해서
매일 얼굴 뵐수있다면
남는 장사다.
카메라 좋은걸로 바꿔 볼까하는 생각은....
물건너 갔다.
주말 내내
지갑을 꺼내서 돈을 낼라치면
이걸로 보행기 몇개 살수 있나하는 산수가 떠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