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이상한 사람
FUJI REALA 100
사랑이다 사랑.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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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벽은 말하자면
아주 사소한 낙서이자 매우 개인적인 기록이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생애 처음으로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 몸통의 정중앙을 가르는
굵고 무거운 심지가 박혀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심지는 매우 견고하게 제작되어서
평소에는 너무나도 유연하게 몸과 일심동체가 되어
일말의 어색함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만
생의 어떤 순간에
갑자기 자신의 존재를 너무나도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일단 불이 붙으면... 양초가 꼭지부터 맥없이 녹아서 사라지듯...
아주 서서히.. 그렇지만 차근차근 빠짐없이 모조리 허물어져 버리는 것이다.
심지는 시커먼 그을음만 남기고 완벽하게 타서 사라져 버렸다.
신의 솜씨가 아닐까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타버려서 몸의 중앙을 따라 심지만큼의 구멍이 생겼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의 심지를 보진 못했지만
그때 부터 나는 누구나 그런 심지가 하나씩은 박혀 있을거라고 믿고 있다.
사람들의 가슴에 대고 정성스럽게 노크를 해보면 텅빈 소리가 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대게가 의식하지 않아도 희미한 탄내가 난다.
국민학교 때.
그 정교한 심지가 한창 가슴께에서 지글지글 타들어 가고 있을 때
나도 학교 담벽에다가 분필조각으로 낙서를 했다.
그땐 누구나 학교 벽에 낙서를 했지만
돌아보면 유독 나 혼자서만 [사랑해] 라고 썼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사랑에 빠진 국민학생들만이
애먼 시멘트에다 [사랑해]라는 낙서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어쩌겠는가.
감동의 셔터를 누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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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John lenon - Oh my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