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한 발짝 들여놓는다,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며 발목으로 무릎으로 차오른다 나머지 발을 들여 놓으니 체중이 두 발에 실려 허벅지를 가리고 있던 짧은 스커트 붕 떠오르더니 이내 젖어버린다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은 두 팔이 너울대고 물에 잠긴 스커트는 그 속에서 하늘거린다 허리를 살짝 덮고 있던 블라우스가 붕 떠오르더니 가슴팍에서 뒤집힌다 팔을 휘 저어 만든 물결 따라서 스커트와 블라우스가 움직이고 다리는 제 멋대로 걷는 흉내를 낸다 어깨가 잠기고 턱 바로 밑에 물이 있다, 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하나, 둘, 셋 점점 물속으로 잠길수록 가벼워지는 몸은 더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sohhn/2003.03 사진S380_sohhn.
진소흔
2006-08-04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