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개입니다.
금강에서..
당신은 안개입니다
佳谷/金淵湜
소슬바람이 옷깃을 흔들고
미세한 떨림으로 추위를 견디는
잠 덜 깬 나뭇가지가 숨을 고른다
바람 숨어버린 골짜기
알몸 드러낸 산자락에
하늘구름 내려와
하얀 장막을 드리운다
겹으로 짙어진 장막 속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열릴 듯 열리지 않는
바람은 어듸메서 잠들엇는가!
돌부리 베개삼아
살포시 눈감고
바람 따라 나들이간
당신 오기를 기다린다
소리 없이 다가와
가슴 헤집는 바람
상처 난 나뭇가지에 매달려
통곡을 한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잉태한
잔영殘影이 깔리어
세월의 무게만큼 쌓여간다
기억이 멀어져간
두꺼운 세월을 헤집어
기쁨이 가득한 갈피를 찾는다
당신을 만난
첫 떨림의 파장이
그치지 않는 안개비로 내린다
바람이 일고
바람이 머무는
안개 짙은 깊은 골
사랑을 감싸 감춘
당신은 농짙은 안개입니다
[글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