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친척분들 중의 많은 분들이 외국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추석을 지나서야, 벌초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사는 게 뭐가 그리 바쁜지,
학교에 들어간 이후로는 산소를 찾아본 일이 없더군요.
그렇게 4년이 흘러갔음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는 절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정말로 얼마만에 보는 일요일날의 햇볕이었는지요.
집으로 오는 길에,
하늘의 구름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저 구름들 속에서 그분들의 모습을 찾을 길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사이드 미러를 통해 본,
차창에 비친 구름들은,
산소에서부터 줄곧 저와 함께 했습니다.
사이드 미러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사물은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래서였습니다.
사진기를 들어 사이드 미러를 찍은 건.
어쩌면,
희망은 내 마음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