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카메라는 단순히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만은 아니다
이게 웬 붕어빵으로 초밥만드는 소리냐?...라고 생뚱맞게 들을 수도 있겠지만 몇초만 더 마우스를 잡아주기 바란다.
사진은...
가고 싶지만 이제는 갈 수 없는 그 어떤 곳, 더이상 만날 수 없는 그 어떤 사람, 사라져 가질 수 없는 그 어떤 것들...
그러니까 우리의 숨은 욕망, 소망, 희망 등을 보여준다.
긴 문장을 읽느라 안구에 습기가 차서 이해가 잘 안되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짧게 말하자면...
사진은 기록이 아니라 욕망에 가깝다.
물론 카메라가 담아내는 과거라는 시간 자체가 우리가 가질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인 탓도 있다.
그!러!나!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음...쓰고 보니 꽤 거창한 포스의 기운이 느껴진다.
어...
쨌..
든!
얼마전 노트북에 저장했던 불꽃놀이 사진을 오늘에서야 꺼내본 뒤 그 사실을 다시한번 알게됐다.
뭐...불꽃놀이 사진을 폼나게 찍기 위해서라면 트라이포드를 받쳐놓고 조리개를 꽉 조이면서 슬로우 셔터로 촬영해야 한다는 상식 쯤은 이 몸이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다. ㅋㅋㅋ
그러나! 내가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건 화려한 폭죽이 아니라 불꽃보다 아름다운 두 연인의 뒷모습이었다.
나는 냉큼 삼각대를 던져버리고 두 사람을 향해 정신없이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물론 평소 술과 담배를 아낌없이 사랑했던 댓가로 얻은 수전증이 그 순간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지만 혀를 깨무는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사진을 완성할 수 있었다.
대략 5초에 걸친 찰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는 어느새 로버트 카파가 되어있었다. 만약 앙리 까르띠에도 함께 강림했었더라면 초점이나 셔터의 흔들림이 더 적은 완벽한 사진이 될 수 있었을텐데...
내 사진이 항상 2% 부족한 것을 보면 두 사람이 함께 강림할만큼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
결국 만들어진 사진이 고작 이 정도다.
어...
쨌..
든!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글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정직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는 내가 원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야 만다.
그래서 가끔씩 사진으로 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잘 할 수 있을까?
안된다면...
.
.
.
그건 다 노무현 때문이다. ㅋㅋ
메이드인 훈 www.Madein-Photo.com
Tip> 사진은 얼마전 한강변에 있었던 세계불꽃놀이 축제의 한 장면입니다. 당시 현장에는 불꽃사진을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예쁘게 찍는 고수들이 많았을텐데 저로서는 부족한 작품을 나름대로 해석만 그럴듯하게 달아놓은 것이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