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4
술 권하는 사회 4
집도 없이 절도 없이
떠돌아야 되겠소만
서울 시내 하 많은 집들 가운데
내 집은 어디메오
단칸방 살 때 지글거리던 돼지껍데기도
다이어트에 좋다며 동이 다 났답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난 써빠지게 일하지만
서울 하늘 아래 내 몸 하나 편히 누일 곳이 정녕 없단 말이오
내 동생 평생 일해 허리아파 가진 딱지
헐거운 내 빤스 속으로 다 팔려가고
내일모레 여울 딸년 하나
로또라도 될라치면 그 얼마나 경사겠소마는
저리도 많은 창들 중에
60평생 내 창에 불 켤 날이 하마 있겠소
남산 탑에 올라 서서 한숨 한 번 쉬고 나니
그래도 자연만은 내 속을 헹거주는데
집 한 채 전세금도 없이 떠도는 하 많은 이들에게
언제 한 번 내 집이다 발펴고 잘런지
오늘도 다닳아진 여편네 속옷보며
벌겋게 핏줄 선 내 눈이 웃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