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차 기차가 커브를 돌 때 몇십톤의 차체가 사뿐히 안쪽으로 기울고 감속을 위해 덜컹거리고 잠시 후 직선구간을 만나 다시 가속한다 기관차 쪽에 가까운 객실에 타게 되면 그 느낌이 더욱 확실하게 전해진다 나는 그 느낌때문에 낡은 새마을호가 좋다 종종 KTX를 탈 때, 열차가 단 몇 분 이라도 연착되면 나는 뭔가 사기를 당한 느낌이다 하지만 낡은 새마을호에게 나는 관대하다 곱지만은 않은 길을 읽어가며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힘겨워하는듯한 엔진음으로부터, 격렬하게 흔들리는 차체로부터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 90년대의 특급열차가 21세기의 오늘도 내일도, 조금은 더 달렸으면 좋겠다 전 구간에 고압선이 깔려서 언젠가 모든 디젤 기관차가 잠을 자게 될 때에도 한대쯤은 가쁜 숨을 내쉬며 우리가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해왔음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이었던가를 자랑스럽게 추억하도록 말이다. pentax ist ds smc-da 14mm f2.8
wintertea
2006-07-05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