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2 - 파주사는 땅부자아저씨에게 - 흘러흘러 광장시장 맨 중앙에 파주사는 부자 아저씨 앉으셨습니다 소주는 마땅한 이름을 부르지만 안주는 손만 들면 누구나 똑같은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저씨 아가야 부르시며 씽긋 웃으십니다 전작이 있었는지 몸에선 벌써 술내와 담배내가 기분 좋습니다 작은 눈은 소심한 아저씨의 조심성을 닮아 더욱 오그라들고 옆에 앉은 형님보다 처음 본 사람에게 애원하듯 쳐다봅니다 파주살거든 ......파주살거든......파주살거든...... 땅부자야 나 땅부자 크게 웃지도 못하면서 맛없는 웃음이 털어나갑니다 맘껏 먹어 맘껏 먹어 거의 먹지 않은 안주를 내밀면서 원없이 먹으라합니다 문득 새로 받을 집 융자금 넣으려고 딱지 팔아먹고 그 딱지 잘 못 팔아 빚더미에 오른 그 고장 사람들 얼굴이 켜지도 않은 TV 속으로 흘러갑니다 파주 사는 아저씨 이제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닐까 허허로운 아저씨의 웃음이 너무 선하다며 우리는 바라만 볼 뿐입니다 기분 좋게 취해서 일어서는 아저씨의 아가야 소리에 작은아버지를 만난 것 같습니다만 그 허허로운 웃음은 우리 삶을 허기지게 하는 한숨소리입니다 밥 한 술 떠주는 정이 그리운 이 때 누구를 위해 종소리는 울려 퍼지겠습니다
알섬
2006-07-05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