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처럼 살라 안색이 좋지 않았다. 헌책방을 찾아가도 문은 닫혀 있다. 몹쓸 병이 찾아왔나 보다. 6.25 참전용사이면서 북한에 대해서 털끝 만큼도 증오심이 없던 어르신의 근황이 궁금하다. 그는 참 좋은 한국인이었다. 매형이 공부한 책을 내다팔면서 책장사를 시작했다는 박창호 어르신은 대구에서 헌책방 일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신흥서점을 드나들면서 대구 최초의 헌책방이 손수레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헌책 구하러다니는 것은 산공부였다. 그의 삶이 닫히면 삼덕동 번화가 귀퉁이에 붙어있는 신흥서점도 문을 닫겠지만, 그가 나오지 않는 헌책방은 벌써부터 닫혀 있다. 그는 우리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헌책 같은 인간이었다. 헌책 같이 살고 있으리라... 빨리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주인 잃은 신흥서점으로 헌책처럼 되돌아오시기를... 헌책처럼 살자! 닳고 거덜나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벽돌공
2006-07-04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