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차의 추억
지금은 많지 않지만 내가 어릴적에는 종종 소독차가 돌아다니곤 했다. 트럭이나 오토바이에 소독연기를 내뿜는 장치를 달고 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소독차가 뭐가 그리 좋았는지. 소독차만 지나간다고 하면 아이들은 누구랄것도 없이 너도나도 하얀 연기 속으로 들어가서 마구 뛰어다녔다. 지금 맡아보면 왠지 피하게 되는, 별로 좋을것이 없는 연기였는데 말이다.
이제는 생활이 점점 윤택해지면서 동네에 소독차가 돌아다니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일년에 한번 보기도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다. 소독차가 자주 오지 않으면서, 그 연기속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숫자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어릴적에는 소독차 한대면 10명 이상이 뛰어다녔는데, 이제는 많아야 호기심 많은 두세명뿐이고 그나마 소독차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소독차. 이제는 더더욱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다. 이러다 어느순간에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사라지는 존재가 되려나.
2006. 청주 대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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