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천재가수
제 5회 대학가요제(81년) 대상곡 '바윗돌'을 부른 정오차씨입니다.
저의 막내 삼촌되십니다.
어려운 가정형편탓에 끼니를 걸러가며 겨우겨우 대학을 다니면서도
노래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달라서 밤을 새어가며 작곡을 하고
기타연습을 했다던 삼촌입니다.
그 힘든 시절의 노력과 열정을 너무도 잘 알았기에
삼촌이 대상을 수상하던 순간 저희가족들은 일제히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이제는 고생 그만하겠구나...
이제는 그리도 좋아하던 노래를 평생 부를 수 있겠구나...
그런 기쁨의 안도는 잠시뿐이었습니다.
수상곡이 81년도 광주민주화항쟁을 소재로 하였다 하여
삼촌의 노래는 세상밖으로 나와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매장되어버렸지요.
그 당시 삼촌이 느꼈던 좌절감과 허탈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삼촌의 노래 사랑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무대가 아닐지라도 삼촌의 노래를 듣고싶어하는 자리라면
어디라도 마다않고 달려가 노래를 불렀고
언젠가 한번은 자작곡 앨범을 발매하여 가족과 지인들에게
선사를 하기도 하더군요.
그런 삼촌을 보며 작은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며
세상과 타인을 원망하기 바쁜 제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삼촌은 얼마전에 위암초기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어 지금은 건강히 일상생활에 복귀하였는데요
당시 삼촌의 가장 큰 걱정꺼리는
노래를 다시 부르지 못하면 어떡하나.. 였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아무도 못말리는 노래사랑입니다. ^^
*
뜻밖에도 삼촌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의 메세지는 삼촌에게 꼭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