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을 위하여 15 아이들은 골목에서 자란다 높고 딱딱한 아파트에도 볕은 들지만 낮고 흙부서지는 주택가에선 볕이 더 잘 든다 흙 만지며 세 발 자전거 굴리며 다니다 담벼락에 부딪혀도 아직은 누구도 화내지 않는 골목 알록달록 큰 우산 아래 막걸리 주전자 나뒹굴고 파리떼들 평상 위로 신김치에 달라붙을 때에도 어른들은 아이들을 부르지 않아도 좋을 일이다 이끼 낀 담벼락에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도 깨지지 않는 무릎 "야 이눔들아" 에 한 번 "엄마 오기 전에 들어가 발 닦아야지"에 두 번 돌아보지만 아직은 친구랑 노는게 더 좋은 골목 안 아쉬운 눈빛으로 바퀴는 구르지만 마음은 달리고픈 골목 안 숨을 곳 없어 병정놀이 어렵지만 그래도 금 그어놓고 넘나드는 내집네집 엄마 목소리 뒷꼭지에 붙어와도 마냥 좋은 골목 안 놀이 울고 웃고 매 맞아도 마냥 좋은 골목 안 시간들 어느새 난 골목에 서서 바라보는 훌쩍 커버린 어른이 되었나
알섬
2006-07-02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