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으로 가는 길
아마도 이런 날에 자궁으로 가는 길이 쉬울지도 몰라
그 길은 매일을 사는 것처럼 어렵지
비가 올 것도 같고 오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걸어올라가는 날
수많은 시간을 업고 이 길을 올랐을 사람들이
오늘따라 내 곁에 따라 붙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종착역 버스에서 내려 담배 한 대 피워물고
머얼리 사람들 세상을 보다 가슴이 콱 막히면
에라 나 모르겠다 오르지도 못할 바위라도 보자
근데 세상에 박혀있는 바위는 왜 그리도 꼿꼿해
씹어도씹어도 질기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 세상살이라고
차라리 반건조 오징어를 보드랍게 넘기는 강씨
담배불을 꺼뜨리려고 바닥을 쳤더니
후두둑 빗방울이 재처럼 흩어지는거야
마음은 급하고 생전 사지도 않은 주전부리 봉지를 들고
털털거리며 걷는 오르막길이란
그래 오늘도 난 엄마에게로 돌아간다
내 세상을 알지 못했던 아니 그것도 무의미했던 그 때로
어둑어둑해지고 세상이 불빛으로 힘을 과시할 때
나는 오래된 콧노래 끙끙대며 부르면서
눈 앞으로 선연한 엄마의 손짓을 따라
뚝뚝 어둠을 끊고 스을슬 넘어가고 있어
아마도 이런 날엔 자궁으로 가는 길이 쉬울지도 몰라
그 길은 매일을 사는 것처럼 어렵지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