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당신의 이야기
비닐 천막을 뚫고 바람이 들어와요
사람들은 일어서다 주저 앉아버리지요
우산은 아랑곳 없이 걸려있을 뿐
기다리는 님은 아직 오고 있지 않습니다
빼꼼히 열린 문 틈사이로
애궂은 비바람만 불쑥불쑥 들어오네요
우산은 아랑곳 없이 걸려있을 뿐
내다보아도 님은 아직 오고 있지 않습니다
비는 님에게로 귓속말을 전했을까요
비는 님의 곁으로 내 마음을 전했을까요
우산은 아랑곳 없이 걸려있을 뿐
고개 내밀어봐도 님은 아직 오고 있지 않습니다
야속한 비바람과 천둥번개만이
애궂은 소주잔 부딪치는 소리만이
모르는 남의 님만이
붉은 가슴을 머리에 이고 스치고 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