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부(金安夫)
묘역번호: 1-02
생 애: 1945.04.14 ~ 1980.05.19
성 별: 남
출 생 지: 광주
사망원인: 타박사
사망장소: 서동 구 양조장 공터
기 타: 노동
유 족: 김말옥(처)
아랫방에 세 들어 살던 나환자를 쫓아내라는 주위 사람들의 걱정 어린 충고에도 그는 “이보시오, 나병은 그렇게 금방 옮는 것이 아니어라. 글고 우리집이 좋아서 산다는디 어디로 쫓아내라는 말이여라. 이보게 화영엄마, 불쌍한 사람, 무담시 마음 상하게 허지 말고 우리 그냥 사세.”라며 오히려 그 사람 마음 상할까 걱정하며 주변을 달랬던 사람이었다. 미워하는 마음 없이 늘 마음이 부자였던 그는 행복했다. 가난한 집에 남편 하나 바라보고 시집온 아내,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인 듯 모셔주는 아내를 누구보다 사랑하며 그는 네 남매를 키웠다...
공수부대는 최루탄을 쏘고 진압봉을 함부로 휘둘렀다. 대상이 따로 없었다. 구경하는 사람도, 시위하는 사람도 모두 그들의 목표물이었다. 그는 쓰러졌다. 공수들이 퍼붓는 몽둥이에 쓰러졌다. 그리고 밤새 비를 맞으며 공원에서 눈을 빤하게 뜬 시체로 그 밤을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서 티셔츠 한 장 걸친 채 비를 철철 맞고 누워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여태 그치지 않은 비를 부슬부슬 맞으며 그는 큰 대자로 활개를 펴고 잠든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초점 없이 뻔히 뜨고 있는 눈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을 것이다. 눈앞의 남편이 꿈속처럼 아득했다...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