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동 (25. 노란꽃창포)
노란꽃창포는 붓꽃과의 꽃이다.
대학 1학년 때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었다.
놀라서 황망히 병원으로 달려갔던 나는 어머님이 수술실 밖으로 나오실 때까지 가슴 졸이고 있었다.
" 그 미군은 갔니? "
수술 후 지치신 듯 어머니는 힘없이 말씀하셨다.
갑자기 미군이란 말에 의아스러웠던 나는 어머님께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어머니는 버스에서 내리셔서 길을 건너시다 무면허와 음주까지 곁들인 오토바이에 치이셨다.
혈관이 끊어져서 다리에선 피가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도 행인들 여럿은 어찌 할 바 모르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때,
어머님 말씀에 따르면
웬 산만한 까만 미군이 나타나선 쇼핑봉투에서 자기가 산 물건을 마구 쏟아내곤
그 비닐로 다리를 지혈해주고 차로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병문안 오신 동네 아주머니들과
'꺼멓게 생겨서 무식하고 무서울 것 같았는데 그것도 아니네'란 대화가 꼭 빠지질 않았다.
그 근원을 파헤치기는 조금 힘들어 보이는 부끄러운 오해와 차별, 비하, 냉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니엘 헤니는 잘생긴 백인이어서 그렇게 쉽게 거시기하고
하인스 워드는 천만 다행스럽게도 슈퍼볼 MVP라서 그렇게 거시기하지 않았던가...
힝~~! 이 자리를 빌려 인사드려요...
예전에 우리 어머니 도와주신 마음 따뜻한 '흑인' 아자씨 고마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