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풍경
대구중증장애인생존권확보연대가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요구하며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청 앞. 대구시청 공무원이 퇴근을 할 즈음
중증장애인의 저녁식사가 시작된다. 거기서 나는
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투쟁인지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꿈꾸는 세상을 만났다.
중증장애인들이 투쟁하듯 밥을 먹는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시청사 경비근무 나온 의경들이 식탁 앞으로 출동한다.
중증장애인의 고충을 진압하러 온다.
중증장애인들은 의경들이 떠먹여주는 밥을 받아먹는다.
나는 이런 대구경찰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공무원은 경찰 맘대로 부려먹을 수 있어 좋겠다.
경찰 쪼그리고 앉아 고생할 때 시청 안에서 탱자탱자하고 있으니.
그래, 이제부터라도 공무원하고는 투쟁을 하고 경찰과는 '화쟁'이다!
물론, 나는 경찰이 언쩨까지나 활동보조인을 대신하는 것이 마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경찰이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노릇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벌써 노숙투쟁 일주일째다. 그 아름다움도 물릴 때가 되었다.
어여, 농성을 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