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pal : 비둘기 아저씨
하루 중 아침은 가장 독특한 때다.
사람들이 갓 일어나 가장 부산할 때고,
심지어 각종 동물들도 제일 바쁘다.
또한 아침은 하루 중 사진찍기에도 제일 좋은 때이기도 하다.
두꺼운 대기층을 뚫고 날라오는 태양빛은
몇 번이나 걸러졌기 때문에 부드럽고 화사하기 짝이 없어
따뜻한 느낌의 좋은 사진을 얼마든지 찍을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침풍경은 가장 보기 힘들다.
군복을 입고 있지 않는 한
아침 일찍 일어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도 그랬다.
알람과 몇 번을 씨름하고서 겨우 일어나
사진기를 들고 하품을 잔뜩 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늘 드나들던
타멜 두바르 광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평소에 타멜에 비둘기가 많다고는 생각했으나
이렇게 많은 비둘기가 한꺼번에 모여있는 지는 몰랐다.
보아하니 아침마다 이러는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남은 곡식이나 과일들을 가지고 나와
비둘기나 소에게 아침을 베푸는 것이었다.
일종의 시주라고 해야하나.
좋은 일을 하고 자신의 복을 비는 것이다.
내일부터는 좀 일찍 일어나야겠다.
내가 모르는 얼마나 많은 풍경이 아침에 펼쳐져 있는 걸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은 백번 맞다.
@ Kathmandu, Nep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