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바다
내 안에 너의 바다
너의 바다에 작고 여린 조각배를 띄워
담은 것이 없으면 가벼운 마음이어
가라앉지도 않을 조막배인데
난 어이 무거이 담아
너의 바다에 빠뜨렸는지.
이제는 수면에 떠서
마음을 뜨는데
그래서 이제는 화면속의 너를 바라보듯
부담 없이 바라볼 수 있는데
바다밑에도 중력은 존재한다는
가벼운 사실을
왜 그토록 무겁게 깨달아야만 했는가.
바다위에 떠서
바람따라 물결따라
어디로 갈 수도 있지만
그것은 너의 바다인 것을
그 또한 나는 무겁게 깨달았다.
오늘 나는
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들내리는 타인들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풍경처럼 너를 지나치고
들내리는 타인들처럼 너에게서 내리는
그런 나라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도
비록 무겁지만
가벼움을
너를 타고
버스를 만나는 것처럼
난감한 이유임을
난 너의 바다를 졸여
삶의 소금을 만들어가며
하나 둘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