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 옥탑에서 겨울을 맞는다. 추억이 되지 못한 기억들을 너무 오래 데리고 살았다. 그것들을 이곳에다 묶어 놓는다. 첫 시집, 이 시집을 언제나 곁에 계신 할머니에게 바친다. 미친 듯이 기뻐 보이는, 눈이 내리고 있다. 겨울, 옥탑에서 신기섭. 신기섭, 첫번째 시집 "분홍색 흐느낌" 초판발행, 2006년 5월 22일. 펴낸 곳, (주) 문학ㄷㄴ 어제는 그의 출판 기념회가 있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나는 장기간 운전에 피로한 몸을 쉬어 볼까, 하던 차에 그에게 간다고 한 약속을 깜빡하고 있던 차였다.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던 H언니에게서 문자가 와 있어서 저녁 5시, 대충 준비를 하고있었다, 헌데 나는 자꾸만 울컥거리는 것을 참지 못하겠어서 고개를 한참동안 숙이고 있었다, 오랜만에 화장했는데 번지면, 안되지 않는가. 울컥이는 마음의 이유가, 나는 22일 월요일 에, 내리는 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22일 월요일에 내리는 비, 라고 이유를 만들고싶었다. 지난 달, 22일에도 비가 내렸는데. 그는 시인이고, 노래를 부르는 오빠였고,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 하는 동기였다. 그는 주황색 트레이닝 복을 자주 입었으며, 언젠가 가느다란 담배, 에쎄를 가느다랗게 피우며 이것은 여자들 담배, 같다 라고 말하곤 했다 입버릇 처럼 방학이 되면 문경으로 놀러와, 놀러오라고, 내고향 문경. 하던 그는 시로 다시 우리들 곁에 닿아 있다, 두고두고 볼 수있도록 긴 활자로 꼭, 그만의 언어로 노래를 하고 울음을 울고있더라. 책을 누군가에게 바친다는 것, 이승이나, 저승에서나 두고두고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진은 어머니가 있던 8313호, 병실에서 찍은 3월의 눈. 이제막 내리기 시작한 눈을 보며, 소리를 지르곤 사진을 찍을 때, 3월의 눈을 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의 모든 눈을 나와 맞고 나와 볼 수있게 된 그녀, 병원 난간에 내린눈은 실상 볼 필요가 없어요 볼 필요가있는, 맞을 필요가 있는 3월의 눈을 언제나. 나와, 당신. 내가, 그의 시를 읽어줄터이니 들어봐요, 어머니.
진소흔
2006-05-23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