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소녀 나는 근처 사원을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늘 그렇듯 셀 수 없는 뚝뚝(삼륜차)이 온갖 매연을 뿜으며 내 시야를 가리고 있었고 나는 두눈을 똑바로 뜨고 내가 타야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뚝뚝 한대가 내 앞에 섰고 창문 안으로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있던 소녀가 보였다. '참 좋은 그림이다'라고 생각은 했으나 카메라는 이미 가방 깊은 곳에 넣어둔 상태고 날씨는 또 왜 이리 더운 지 움직이기도 싫었다. 그러나 소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난 본능적으로 가방을 열었고, 카메라를 꺼냈을 때 뚝뚝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피식 웃으며 무안한 카메라를 어루만지고 있는데 저 멀리 신호에 걸려있는 뚝뚝이 보였다. 나는 당장 달려가 도로 한복판에서 딱 세장의 사진을 찍고 혼돈 그 자체인 그곳을 빠져나왔다. 도로변으로 돌아와 LCD를 열었더니 소녀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덕분에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 Kathmandu, Nepal
탕수
2006-05-05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