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동 (21. 바베큐 파티..) 지금은 쇠락해져서 삐거덕 거리는 현관문과 다 벗겨진 페인트 칠, 먼지 묻은 붉은 타일만이 남았지만 예전에 이 거리에서 제일로 멋진 빌라였었다. '꼭 저것들은 토요일이면 저 난리들이라니까...' 나는 속으로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빌라 위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떠들어대며 바베큐 파티를 하고 있는 미군들을 보며 궁시렁대고 있었다. 점심도 안 싸가는 토요일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이 언덕을 힘들게 올라오면 토요일날 쉬는 미군들은 남의 속을 꼭 그렇게 뒤집어 놓곤 했다. 예전에 자주 볼 수 있던 미군들은 새롭게 지은 빌라촌으로 옮겨가고 지금은 힘없는 노인네들이 새롭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빈칸]
2006-05-04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