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밑둥
바람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고 버티던 대나무도
그들을 베어버리는 톱과 칼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영원히 꿋꿋할 수는 없나 보다.
박노해 시인이 그랬다...
변한 세월의 크기만큼 치열한 자기 변화를 이루어서
결코 변해서는 안될 것들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비록 몸뚱아리는 잘려나갔지만
썩어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꿋꿋하게 그 자리에 남아
자신을 베어버린 그 사람이
무심히 그곳을 지나가면
때로는 발목을 걸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그러므로...
꿋꿋하게 살아있어야 한다.
2006.4.30. 인흥마을 / 1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