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몸
춤은 장거리 수영선수의 헤엄이다.
처음에는 물결 사이로 숨을 내뱉고 들이마신다. 그러다가 점차 물을
들이마시기도 하고 못 내뱉기도 한다. 물 속에서 땀이 흐르는 특이한
감각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 내장 속을 다
보여주기 시작한다. 들이마신 물이 내부의 것과 섞여서 흘러나온다. 내장은 거짓말을 못한다.
이쯤 되면 비몽사몽 가운데 헤엄을 치는 것이다.
이러다가 죽는 것은 아닐까. 어느새 물과 하나가 된 것일까. 이때 물은 무엇일까.
물을 자각한 물고기는 은하로 솟아 오른다. 장거리 수영선수가 자신의 헤엄을 통해서
물과 일체가 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아찔한 물을 다시 만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에게 물은 무엇일까. 무엇일 수 있을까.
무용평론가 김남수 <doxa of dance>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