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집으로... 꼬박 스물하고도 네시간 정도의 짧은 여행길을 마감하고 있는 열차안이다 여행이라하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이기에 긴 외출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듯 하다 시간은 어느덧 차창을 점점 푸르고 검은 빛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 빛이 너무 짙어 손을 담그면 꼬마 계집에 손끝마다 물든 봉숭아물 마냥 그 쪽빛이 손끝에 뚝뚝 떨어질것만 같다 여행길에 흔히 있을법한 이야기 한줄도 없는 시간이었지만 오랜동안 칭얼거리던 내 미련의 숨을 죽이는 길이며 너무 짧았던 지난 겨울에 안녕을 고하는 길이었음에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결 편안하다 혼자서 다니는 길이 외롭고 쓸쓸하건 사실이지만 가끔은 해봄직도 하다. 많이 걸어다니는걸 미안해 할 필요도 없고 먹고 싶은 시간에 먹고 싶은걸 먹으면 되고 쉬고 싶을때 적당한 곳에 앉아 한참을 지나는 사람 구경해도 좋다 타지에서 온 이방인은 길묻기를 그리 쑥스러워하지 않아도 좋고 다른 말투에 사람들과 대화하는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 간사함이 한이 없어 이 서운한 설레임이 얼마나 갈지 알수 없으나 그 마음이 사라질즈음에 또 다른 설레임이 오길 기대 할 뿐이다. 그런데 .... 저 옆자리 저 녀석은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것 같은데 전화수다가 왜이리 심한지 벌써 삼십분째다. 열차안 침묵은 알수 없는 신경전으로 건드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이 팽팽하기만 하다 빨리 끊어라 신고하기전에......나 성격 까칠하다. 빨리 끊어라.................
tmdduq2
2006-04-19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