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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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느끼던 거리보다 훨씬 멀구나 싶은 곳의 편의점에서 담배를 산 뒤 팔짱을 낀 채 종종거리며 돌아오다 골목 어귀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앞에 선 사내는 새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가로등 빛에 반사되는 자동차의 광채를 바라보며 라이터를 찾아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사내는 라이터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음을 알았고 대신 바지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자동차 키로 차문을 열어 자동차에 올랐다. 자동차의 시거라이터를 꾸욱 눌러두고 한참을 기다리던 사내가 뭔가 기억난 듯 슬쩍 쓴 웃음을 짓고는 의미 없는 몇 마디를 궁시렁 거리며 키를 꼽아 습관적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곧 그르릉거리는 마른 엔진 소리가 작은 골목 안을 가득 메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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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4월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