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내 비록 지금은
귀도 축 쳐지고, 눈도 찢어지고 쳐져 볼품없지만
그래도 나도 뼈대있는 집안의 족보있는 가문의 개란말이요.
진도개 치고 족보없다는 개 못들어 봤다고
비아냥 거리는 작자들에게 우리집안의 족보를 들여보이고 싶지만
내 그만 어미젖빨다 급하게 붙들려 오는 바람에 족보한장 못챙기고와
따지지 못하는게 아쉬울 따름이오.
거 개이름도 붕붕이가 뭐랍디까.
주인 딴에는 플라스틱 기와집이 아니라 정성들여 나무판데기에 망치질해
만들어 준다는게 벌통같이 네모 반듯하게 만들어 놓고 벌통에서 산다고
붕붕이라고나 지어 놓고...
내신세도 참 한탄스럽구료.
조금만 기다려 보구려.
내 하품이 나올정도로 따스한 봄날이 되어
털갈이도 하고, 귀도 스고, 눈도 땡그래 지면
뼈대있는 집안의 족보있는 진도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줄테니.
못난이 붕붕이
달려라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