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람을 찾는다
장마 그늘 아래 서서 하늘을 본다
어두운 하늘은 고민 중이다
번개는 멋대로 사랑을 부르고
천둥의 하소연은 처량하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하늘이 비를 쏟으면
온 마음을 벗은 큰 길로 나선다
비는 길을 따라 흐르고
발자국은 하수구로 향한다
세상은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법
나뭇잎 하나 간신히 떠 있는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는
늘 천둥이 극성이다
죽음보다 오래인 사랑의 소리
장마가 시작되면
사람을 잃은 사랑이 일제히 아우성친다
그러나 사람을 찾는 건 사랑의 일
하늘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 이진우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