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夢)과 현실(鉉)
어렸을적 모빌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림그리기와 만들기가 너무 좋았던 나는 그것을 자랑스레 아버지께 보여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버지는 어두운 표정으로 이런 말씀을 해주셨지...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듣거라. 모빌은 참 잘 만들었지만 너는 그림이나 만들기에는 재능이 없는것 같구나"
그림을 그리는것이 좋았다.
무언가를 만드는것도 좋았다...
어렸을적 그냥 막연히 즐거우니까 재미있으니까 마냥 좋기만 했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내 안에 작은 꿈이 들어가 있었던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의 그 작은 한마디로 내 가슴속 무언가가 깨져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난 그 이후로 다시는 그림이나 공예작품을 아버지께 보인적이 없었다.
그렇게 깨져버린 유리조각을 안고 십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철창같은 학교에서 똑같은 교과서를 들고 비좁은 독서실 책상속에서....
참기가 힘들었다. 점점 하루하루 정말 힘든 나날이 계속 됐다.
티비도 연예인도 드라마같은것들도 이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가끔 닥치는 대로 책을 본다거나 컴퓨터를 한다던가...
또래 친구들과의 의사소통도 줄어들었다. 점점 혼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결국 점심을 혼자 먹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마음속 모든것들이 휘저어지고있었다.
평범하게 좋은 고등학교를 나와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를 거부했다.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싶었다. 내손으로.. 내손으로!.....
부모님은 물론 달가워하시지 않았다. 그래도 오기로 우겨댔다
"난 그림이 그리고 싶다구요!"
부모이기는 자식이 없다는 말. 자식으로써 실감하는 날이 오게 될줄이야...
지금 내 손에는 붓이 들려있다...
그래. 원하던 그림을 그리는 나날이다. 난 행복하다.
그런데, 왜 난 늘 웃고있지 않는걸까? 무엇에 고민하고 무엇에 힘들어하는거지?
행복속에 있는것일텐데 왜 난 늘 웃고있지 않는걸까.
비록.. 학점을 신경쓰게 되고 교수님의 눈치도 보게되고...
내 마음의 그림이 손으로 전달되지 않을때는 누구보다도 좌절하게 되지만.
가끔 붓을 놀리는 내 손을 보고 작게나마 웃어볼때가 있다.
힘들어하는 나날에 비록 붓이 먼지에 쌓이고 바닥에 굴러다닌다 할지라도...
다시 털고 내 손에 들리는 그 순간 나는 웃을수있을테니까.
비록 늘 웃고있지 못하는 나지만 난 분명 웃을수있는 그 순간이 인생에 존재하는 한.
난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