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부산은... 코발트와 마젠타 빛에 얼룩지는 하늘과 바다를 등진 검은 실루엣의 골목들 휴일 한낮에 골목은 한량되어 떠있는 점점이 배들 마냥 지루하기만 하다 누구의 집인지 아이에 투정어린 목소리가 들리고 한창 열이 오른 텔레비전 속 목소리는 아련한 거리만큼이나 아득하게 들린다 사실 그것이 목소리인지 그 어떤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거리에서 들린다 낯선 곳에선 아무것도 생각하지않아도 좋다 추억도 없고 기억도 없으니 나른하게 녹아드는 봄볕을 지루하게 즐기면 된다 그리고 이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겐 하나의 추억과 기억이 따뜻하게 남을 것 같다
tmdduq2
2006-03-31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