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DClub 제2차 풍경당 정기출사 Note - Page 3
왜목스러운 일출의 광경을 하늘의 눈과 내 눈이 함께 경험하고,
역시 왜목스러운 갈매기들과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난 후,
우리들은 그제서야 밥 달라고 꼬르륵 되는
허기진 아랫배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리드미컬하게 울리는 이 생리적인 울림을 멈추기 위해서는
냄새 좋고, 보기에도 군침 돌만한 무언가를 공급해 주는 수 밖에는...
우리들이 찾은 곳은 한 기사 식당이었다.
도로 변의 주유소 옆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사실 정확한 모습은 기억나지 않는다.
배 고프고, 졸리고, 춥고, 그리고, 또 배 고팠기 때문에
나의 의식 세계는 생존과는 상관 없는 새로운 fact들의 입력을 허락치 않았다.
상큼한 냄새와 함께 주문한 동태찌개와 김치찌개가 나온다.
Conditional Reflex...
조건반사...
우리는 월동준비에 들어가는 곰들 마냥 마구마구 뱃속에 저장하기 시작한다.
아... 정말 잠들고 싶다. 포만감을 느끼니 몸이 나른해 진다.
바닥도 따끈따끈하다. 정말 곰이 된 것 같다.
게걸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한다.
그곳은 바로 외암리에 있는 민속마을이다.
다른 민속 마을들이 어설픈 관광지로 변해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외암리 민속마을은 아직도 전통 시골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 곳은 평화롭고, 삶의 여유로움이 한 껏 베어있다.
기념품 파는 곳이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 판매 행위도 찾아 보기 힘들다.
돌 담을 사이로 옹기종기 세워진 초가집에는 실제로 이 곳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참판댁', '영암군수댁' 같은 푯말이 말해주듯, 이 곳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적어도 무슨 번지,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로 이름 지어진 우리네들 보다는 말이다.
이 아련한 느낌!
아... 정말 평온하다.
도시에서 항시 달고 다녔던 만성적인 피로와 긴장감,
시계의 초침이 째깍하는 순간까지도 느껴지던 촉박함이
이 곳 외암리에서는 전혀 낯선 느낌이 되버린다.
그동안 도시의 일상에 찌들어 살았던 나에게는
오랜만에 가져보는 진정한 휴식 시간이다.
이 세상과 첫 인연을 맺기 전의 엄마 뱃속만큼이나
참으로 따뜻한 평온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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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DClub 제2차 풍경당(風景黨) 정기출사 - 외암리 민속마을 [February 4, 2006]
▶ Canon EOS-1Ds DIGITAL + Canon EF 17-40mm f/4L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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