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손 이곳을 촬영하기 시작한 게 겨울의 초입 부였으니 넉 달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들에게 빵을 사다 주고 밥을 해가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 틈 사이로 만져지는 무엇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대화 하고, 떡을 떼며 찍는 사진들이 (때론 얌체같이 사진기를 꺼내 찍기도 하지만..) 이젠 꽤 익숙한 소재일 것 같지만 여전히 제게 낯선 풍경들입니다. 또 다른 풍경이지요. 그래서 한 컷 한 컷 셔터를 누를 때마다 이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구나.. 한 날은 나보고 어디로 가냐기에 월말이라 방세 벌러 간다 했더니 잘 때 없으면 따뜻한 자리 봐준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며 손 흔듭니다. 누가 누굴 위해 주는 건지.. - 지금은 구청에서 이들의 잠자리였던 대청마루를 철거하고 대신 나무를 심었습니다. 모여 있던 사람들 대부분 흩어졌습니다. 음악. 김도현
요셉이
2006-02-22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