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은 오고 있었다.
문득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니
하늘과 가까운 나무 위에
까치 한마리가 둥지를 짓고 있었다.
자기 몸만큼이나 긴 나뭇가지를 물고
힘든 날개짓으로, 계단을 오르듯 차근차근,
나무 뿌리에서부터 가지와 가지를 거쳐 올라갔다.
둥지 위에 나무 가지를 가져다 놓고 부리로
콕콕 쪼아서 단단하게, 안전하게 만든다.
간혹 일을 하다가 나뭇가지가 틈새로 떨어지면
녀석은 다시 날아내려와 가지를 물고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자기가 해놓은 둥지공사가 흡족하다 싶으면
또 멀리 날아가 튼튼한 가지를 물어 온다.
그리고는 여지없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30여분을 그렇게 지켜보다가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발걸음을 돌리는데
녀석이 가까이 날아와서는 떠나는 나를 배웅했다.
봄이 오면 다시 찾아가야지.
그땐 녀석이 어여쁜 부인과
알토란 같은 자식들과 함께
나를 반겨줄 것이다.
그렇게 봄은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