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와의 만남 부산시 서구 아미동 산동네 중 부민산을 찾았다. 사실 부민산은 초행길이다. 골목길을 정처없이 오르다보니 맞딱트린 곳이다. 역광을 받은 갈대가 눈부셨다. 까치고개며, 천마산이며, 아미동 등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부민산을 내려오는데, 누군가가 급히 달려오는 발자욱 소리. 고개돌려 돌아보니 저 멀리 쏟아져오는 빛으로 인해 알 수가 없다. 갸늘게 뜬 눈으로 꼬마 녀석이 들어온다. 녀석의 이름은 "한이"란다. 몇 번을 물었다.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한이"란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녀석은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 온다. 산동네 골목길 언덕막의 마지막 집이 있는 곳에 웬 둥그런 정원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자세히 가서 보니 무덤이다. 그 무덤 주위로 한이는 서성거리고, 제법 무섭게 생긴 똥개 한 마리가 시끄럽게 짖는다. 나의 아미동 출사는 이렇게 시작되고, 사람과 첫 애기를 나눈 것은 한이였다. 녀석이 하도 졸졸 따라 댕겨 500원 동전 한 닢을 주며 과자를 사먹으라고 했다. 녀석은 손을 흔들며, 급히 구멍가게를 찾는 듯하다. 사람이 그리운 녀석, 사람의 정이 그리운 녀석, 바로 '한이'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애잔하기만 하다. 愛隣...
개구쟁이
2006-02-15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