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뚫기 어린이집 라이벌인 유나가 귀뚫은 것이 화근이였다. 제 엄마에게 며칠을 졸랐나보다. 오늘은 누가 뚫었고, 또 오늘은 누가 달았고....... 엄마는 몇가지 이유(특히 무지 아플거라는)를 들며 안된다고 했지만 고집을 꺽지는 못했다. 대신 밤에 혼자 잘 것과 귀뚫는 동안 절대 울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아빠 쉬는날 같이 가기로 했다. 사실 유나에게 기죽는게 엄마도 싫은 눈치였다. 귀뚫는 날 엄마손을 잡고 의자에 앉아 "난 언니니까 참을수 있지요"를 반복하며 용케 참아내나 했더니 결국은 울음을 쏟아내고야 만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이렇게 아픈걸 끝까지 말리지 않은 엄마가 야속하고, 이렇게 우는데 무정하게 웃으며 사진만 찍고있는 아빠가 미워서였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땅만 보며 따라오는 것이 불쌍했는지 엄마는 잘 사주지 않던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그 큰 아이스크림을 거의 다 먹고서야 가을이는 웃으며 물었다. "엄마 나 예뻐?"
秋父
2006-02-09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