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눈이 꽤 많이 왔다. 눈길에 미끄러지며, 목숨이 경각에 이를만큼 두어번 정도 차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서 나는 눈길에서는 거의 벌벌 기다시피 차를 몰아간다. 그런데 도심을 질주하는 다른 차들은 거의 그러지를 않는다. 그런 차를 보면, 심히 불안하다. 우선은 그 차가 불안하고, 그 다음으로는 내 차 역시 불안해진다. 삶도 그렇다. 비슷하다. 두어번 정도 심각하게 미끄러져 본 사람은 말도 생각도 행동도, 무엇이건 대체로 어쩔 수 없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삶을 질주하는 다른 이들은 거의 그러지를 않는다. 그런 사람을 보아도, 심히 불안하다. 우선은 그가 불안하고, 그의 주변에 놓인 나 역시 묘한 피해망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 사진과는 전혀 무관한 글, 죄송합니다.
jeri
2006-02-07 09:45